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기업가들 중에선 오히려 부도덕한 행동을 저지르는 성향을 나타낸다.
'포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서 놀랍게도 사회적 책임에 투자를 많이 했던 기업들이 나중에는 무책임한 행동을 저지른다. 이는 '도덕적 면허 효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과거 선행이나 도덕적 행동을 하면, 도덕성에 대한 자기 이미지가 강해져서 이를 정당화의 방편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착한 일을 많이 했으니 이정도 나쁜 일은 괜찮아!'
헌데, 이는 기업가들에게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팽배한 인간의 안타까운 심리이다. 도덕적 정당화, 도덕적 허가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면은 친환경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에게서도 그러한 경향이 나타난다는 연구가 2009년 밝혀졌다. 사람들은 물건을 소비하고 버릴 때 죄의식을 느끼게 되는데 재활용한다는 말에 과소비로 말미암은 부정적인 감정을 누그러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2013년 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탄원서에 서명을 하거나 어떤 사회운동에 좋아요를 누르는 행동을 한다면 나중에 유의미한 방식으로 대의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쯤 했으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자신도 모르게 생겨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행하기도 하는 것 같다. 사실 어떤 도덕적 행위를 행했다고 인식했을 땐 뿌듯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우월감이 생기면서 작은 부도덕한 행위(예를 들면,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리거나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등)은 별것 아닌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직장 상사의 갑질이나 군대에서의 고참 갑질 또한 도덕적 우월감에서 나오는 행위인데 그동안의 선한 행위를 통해 도덕성에 포인트가 적립되어 갑질을 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잘 보여주는 신조어로 슬랙티비즘이라는 말이 있다.(slacker + activism = slacktivism) 이라는 합성어로 사람들이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분명한 의사를 갖고 있음에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주저하면서 최소한의 관여만으로 최소한의 영향을 끼치는 참여, 즉 소심하고 게으른 저항을 말하는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공간에서는 치열한 토론을 벌이면서 막상 실질적인 정치, 사회 운동에 참여하지는 않는 네티즌들을 비꼬는 말로도 쓰인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인권운동자, 사회운동자로 불릴 정도로 격렬하게 정의를 외치지만 그 행위를 통해 자기의 부도덕한 행동들을 정당화 시키는 데 활용하는 수단에 불과한 경우... 그 경우에 본인도 포함이 되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즉, 사람들이 실제로 착한 일을 하는 것보다 착해 보이는 것, 착한 행동을 했다고 인식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
이런 현상에서 파생된 것이 착한사람 증후군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가 블로그에 쓴 한탄의 글이 이런 현상을 잘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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