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로 효과라고 불리는 부서이기주의, 페이스북이 극복한 방법

고대 그리스어 '시로스siros'에서 파생되어 오늘날에는 '농장에서 곡물을 저장하는 높은 탑이나 구덩이'를  뜻하고 지하 저장고로도 쓰이는 단어가 '사일로 silo'이다.

 

이 단어는 경영 분야에서 다른 곳과 고립된 채로 운영되는 집단, 과정, 부서 등을 묘사하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부서이기주의라고 들어봤는가? 기업에서 일하다 보면 다른 부문과 협조가 잘 안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부서(부문) 이기주의일 것이다. 즉,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내부 이익만을 추구하는 조직을 말한다. 파벌주의, 패거리주의로 이른바 터널 비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분업과 전문화의 결과로 나타난 사일로는 전문성 강화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시스템이 지나치게 세분화 되고 무수히 많은 부서나 사일로로 분화되어 시장과 금융업계에서는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통합적으로 분석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지적되기도 했다.(2008년 금융위기시)

 

기업의 성장과 수익 확대라는 목적을 갖는 기업 내에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해 실수를 저지르거나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일은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문제이다. 일이 꼬이면 서로를 비난하거나 노골적으로 방해하며, 책임을 전가할 수도 있기에 모든 사일로가 공유하고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의 비전과 핵심가치가 전 직원에게 뿌리깊히 박히고 행동으로 보여지지 않는다면 부서 이기주의, 사일로의 문제는 계속된다.

 

사일로는 기업의 성장속도를 줄이고 아이디어를 죽인다. 사실상 기업 내에서는 이러한 조직 이기주의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조직문화 개선활동을 한다. 조직간 소통을 확대시키기 위해 소통담당자를 선임하여 교류를 담당하기도 하고 교육,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서로간의 불만에 대해서 토로하거나 조율하는 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에서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사일로 소탕 작전'을 시행했다.

이는 크게 4가지로 구분되는데,

1. 신입사원 훈련 프로그램때 상호 친밀감과 유대감을 갖게 만든다.

2. 효과적인 인사이동 프로그램으로 부서간 이해와 친밀감을 높인다.

3. 회사의 사무실 배치 구조에 신경을 써 사원들이 더 자주 만날 수 있게 한다.

4. 직원들 간 의사소통을 촉진하고 친밀감과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페이스북을 활용한다.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이 네가지를 이루기 위해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모여서 다양한 세부 전략들을 실행했음이 틀림없다. 조직 내부에 뿌리깊히 밖힌 문화와 이기심을 없애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과 같이 사일로를 인정하고 꼭 알아야 할 것 이외의 정보는 절대 공유하지 않는 조직도 존재한다. 입을 함부로 열게 하지 않고 비밀유지에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과거에 스티브 잡스는 엔지니어들이 사업 부문별로 실험을 진행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고 한다. 사일로가 형성되면 관리자들이 미래를 보기보다는 기존의 제품 아이디어를 보호하고 과거의 성공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칸막이 현상이 심하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칸막이와 층계로 이뤄진 제조업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여기에 철저한 비밀주의와 협력업체를 치밀하게 쥐어짜는 갑 문화가 제조 경쟁력의 핵심 요소를 구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조선경제i 취재본부장 우병헌(2015. 3)

 

우리나라 행정부의 칸막이 현상도 심각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각 부처간, 또는 한 부처 내의 부서 간 영역 다툼을 하거나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잦아 그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민원을 위해 관련 부처에 전화를 하면 다른 부처로 돌리고, 그 부처에서 또 다른 부처로 돌리면서 몇 시간을 전화기만 붙잡고 있는다는 하소연과 조롱은 패러디까지 만들어냈다.

 

부서나 부문 기준으로 성과가 평가되고 그에 따라 성과금이 지급되는 경우도 많고 조직원들의 승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성과를 위한 이기주의, 사일로가 형성될 수 있다. 온갖 종류의 단체와 모임이 생겨나고 불필요한 이기주의로 인해 사회의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난다. 파벌주의와 이기주의적인 성향은 조직의 큰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다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양한 해소 방법을 찾아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