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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해딩! 스타트업 도전기(2) - 웹개발 중 옆길로 빠져버리다!

피그말리온(PYGM)/개발일지

by 피그말리온(PYGM) 2021. 6. 1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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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옆길에서 빛을 보기도 한다.

 

5평짜리 원룸에서의 생활도 어느정도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가끔씩 출몰하는 바퀴벌레가 내 가슴을 놀래키긴 했지만

이정도 긴장감은 내게 있어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수개월이 지나서야 그들의 주된 출입구인 화장실 배수구를 배수망으로 막아서

그 지긋지긋한 것들의 경로를 차단했다!)

 

생활의 편리함을 주기 위한 도구들이 방 안에 차곡차곡 쌓이고,

삼시세끼의 음식을 만들면서 느껴지는 희열과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했다.

 

사실, 방이 너무 좁다..


플랫폼 개발을 위한 웹개발 작업을 하면서도 

마치 시험기간에는 뉴스도 재밌게 보는것처럼

책을 읽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심리학, 처세술, 소설, 비즈니스 관련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은 기록해두었다.

작업중인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었으며,

별개의 사업 아이디어도 떠올랐다.

 

약 2~30개정도의 기발한(내 생각에) 생각들을 엑셀파일에 기록해두고

내 평생의 과제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생각했던 모든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차분히 준비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그동안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스물스물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주 작업공간이었던 도서관 문이 닫았다가 열기도 하고,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면서

답답함을 호소하는 표정을 띄기 시작했다.

 

점점 많아지는 폭력 사건 사고는 아마도 화산이 분출하듯이 쌓였던 화가 폭발했기 때문이리라..

 사회적인 불안감과 긴장감이 조성됐다. 확진자 수는 올랐다. 자영업자들의 힘듦이 뉴스 인터뷰에서 표출된다.

 

어쨌든 복잡한 외부상황과는 다르게 평온했던 내 백수생활의 일상은

잭 케루악의 소설 '길 위에서'라는 책을 읽으면서 갑작스럽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히피문화에 대한 동경과 함께...


책을 쓸 생각을?

다른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2020.08.25 - [글쓰기(백야의그늘)] - (소설) 평범한 직장인이 분노하게 된 사연이 궁금하다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그냥 어느새 눈떠보니 워드파일에 글을 써내려가고 있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수개월을 플랫폼에 대한 생각을 잊은 채 그렇게 흘려보냈다.

소중하다면 소중한 그 황금시간을 말이다.

 

물론 후회는 없었다. 책을 쓰는 그 시간만큼은 즐겁다.

양주와 함께.. 취하지 않으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인것도 있었다.

내 삶이 피폐해져감을 느끼면서 그런 현상은 자연스럽게 책을 쓰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지게 만들었다.

 

기어코 원고를 마감했더니 두 권 분량이 나왔고, 출판사와의 협의를 통해 결국 한 권 분량으로 대폭 축소했다.

책 한권을 출판하기까지는 무수한 작업들이 필요로 했다.

그리고 그 작업들을 거쳐 내가 만든 한 권의 책이 내 눈앞에 도착한 순간엔 

이룰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다.

만족감, 행복함, 후회, 감정소모에 대한 지침 등의 것들이 비빔밥처럼 섞였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마케팅이 출판과 문화사업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뭐,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돈도 조금 벌어볼까?

간간이 수익활동을 하기도 했다.

크몽을 통한 재능판매!

https://kmong.com/

몇 사람들의 ppt를 제작해주기 시작했다.

전 직장에서의 인사부 경력을 이용해서 자기소개서 컨펌의뢰도 받고자 했는데

ppt 제작의뢰가 대다수였다.

 

성심성의껏 내가 만들었던 ppt 중에 몇 슬라이드를 골라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가격조건을 결정했다.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내용을 살펴보니

평균적으로 슬라이드 1페이지당 만원씩 받는 것 같았는데,

 

나로 말할것 같으면

할인해주는 것 따위의 프로모션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대신 의뢰가 들어오면 할 수 있는 한 성심성의껏 만들어주겠다고 결심했다.

박리다매는 내 작업물의 퀄리티를 떨어뜨릴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한건 한건 의뢰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주문때문에 몇 번은 짜증이 나기도 했다.

 

분명 이렇게 만들면 수정할 것이 뻔했지만 의뢰자의 요청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들어놨더니,

다시금 처음 내 생각대로 수정해달라는 부탁을 할 때면 진심으로 울화가 치밀기도 했다.

 

그래도 그들은 ppt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었으며, 내 고객이기도 하니 고분고분 수용하고는 이내 수정해주곤 했다.

만들고 수정하고.. 만들고 수정하고..(물론 일정횟수 이상의 수정을 요구하면 추가금액을 요청할 수 있다.)

 

어쨌거나 짭짤한 수익이었다.

현재는 하지 않고 있지만 관련된 스킬만 있다면 괜찮은 소일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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