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돈을 벌기 위해서 1년동안 내 시간을 갖기로 했다.
처음 생각했던 건 다이어리/플래너 사업이었다.
사실 이는 회사를 다닐 때부터 준비했던 것으로
계획을 장황하게 세우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 하에서 구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 생각은 이랬다.
다이어리를 시중에서 구입하면 그 두꺼운 속지 중에서 분명히 내게는 필요가 없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틀이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속지의 내용물이 괜찮타 싶으면 다이어리의 사이즈가 내가 원하는 크기보다 매우 크거나 작기도 했다.
결국 100퍼센트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는 찾을 수 없었기에..
내가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즉...
다이어리 속지 내용물을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으로 선택해서 고를 수 있게끔 하는
일명 '고객 맞춤형 다이어리'를 생각했던 것이다. (다이어리의 모듈화)
회사에서 업무 와중에 시간이 날 때마다 다이어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다이어리 제작 작업을 업무와 연계시켰더니 누구든지 내가 이상한(?)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서 별 말 없었다.
이를테면 팀장에게는
"신입사원이나 팀장들에게 교육 후에 기념품 같은 의미로 선물을 지급하는 걸 정례화시키는게 어떨지 싶은데
그 선물로 다이어리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 다이어리 디자인은 제가 한번 해 보겠습니다."
이런 뉘앙스로 얘기를 꺼냈다. 당연히 돌아오는 대답은 오케이였다.
(업무와 쌓아놓은 관계, 그리고 회사 특성상 가능했던 것 같다.)
표지를 만들고 속지까지 디자인 하니 제법 그럴듯한 다이어리가 만들어질 것 같았다.
일단 인쇄업체를 찾기 전에 인터넷의 싸게 인쇄를 해주는 곳에 제작을 의뢰했다.
'딱 한부!'
그리고 설레임을 가득 안고 3일을 기다리니 그 결과물이 도착했다.
그리고는 이내 생각에 잠겼다.
'이 다이어리로 사업화를 할 수 있을까?'
그 당시의 대답은 'No'였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인쇄가격이 너무 비싸서 일찌감치 포기했다.
- 한 부에 만원이 넘는 가격이었는데, 사실 이는 거래처를 잘 찾고 하다보면 원가를 절감시킬 수 있을런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는 그저 그 다이어리를 만원이 넘는 가격에 살 사람은 없을 것 같다고 판단해버리고 말았다.
2. 디자인의 작업에서 벽이 느껴졌다.
- 무슨말이냐 하면 내가 만든 다이어리를 막상 실물로 구현하고 나니 시중에 파는 것들보다
훠~얼씬 아마추어틱 한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그저 그렇게 느꼈던 것 뿐이다.
그렇지만 도전해 보지 않은 내 판단은 얼토당토 않은 성급한 결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성공일지 실패일지 도전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건....
사업은 사실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라고 본다. 즉,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듯이 일단 도전을 하면서 사람들의 피드백을 얻고, 원가를 절감하는 노력을 해보는 과정을 통해 성공이라는 바늘구멍을 넓혀나가려 했어야 했다.
그땐 그저 '이정도론 안될거야...' 아니면 '난 안될거야...' 이런 생각들이 내 머리속에 가득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항상 변명과 자기합리화에서 빠질 수 없는
'이것보다 다른 더 좋은 것을 해야할지도 몰라...'와 같은 어이없는 생각들도 있었다.
결국 그 다이어리는 내 인천 집 책꽂이에 초라하게 꽂혀 있을 뿐이다.
다이어리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계획과 목표설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싶다는 생각은
아직 유효하다.
내년 안에는 다시금 도전해 볼 생각이다.
다음 차시에는 그 다음으로 시도했던, 그리고 요즘 다시 준비하고 있는
'웹개발 도전기'에 관련해서 글을 쓰겠다.
경제적 자립(홀로서기)를 위한 몸부림 part.2 - 웹개발 (0) | 2020.0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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