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이 불러오는 퇴사
나는 거의 죽어가는 생선처럼 아주 가끔씩만 팔과 다리를 꿈틀거렸다. 반송장처럼 힘없는 모습을 보이며 열정과 패기로 미래를 위해 내달렸던 맑은 눈동자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내게 더 이상 행복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세상이 허락하지 않는 내 헛된 망상과 무수히 겪어온 허무함이 결국 심리적인 고독감을 초래했고, 이상에 대한 철저한 배신감이 입을 굳게 다물게 만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30대의 내 모습은 이게 아니었다. 정말 그랬다. 몇 년 전만 해도, 행복하고 멋진 모습의 직장인을 꿈꾸던 청년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나를 잃어버리고 껍데기만 남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원래의 내 모습, 내 생각과 자아는 사회에 정착하지 못한 채 변질되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영원할 것 같았던 내 사람..
집필/새로운 소설
2022. 6. 7. 14:24